Reference: Why GE Digital Failed, Inc.com
'대마불사'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변화 혹은 혁신의 내용이 크고, 예산 및 규모가 클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낮은 것일까? 다양한 크기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본 경험에 따르면, 규모나 예산이 클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낮은 것이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내부적으로 비난받거나 감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규모가 크면 관련된 여러 경영층의 합의 내지는 승인을 득해야 하며, 또한 그러한 과제를 통해서 경영층의 업적을 만들어야 하는 암묵적인 목적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마불사'라는 표현은 다양한 사업을 오랜 기간 동안 지속해온 큰 기업들의 혁신 활동에는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오히려 대마불사인양 포장하고 내부적으로는 곪아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GE의 Digital Transformation 실패 사례는 기업의 혁신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곱씹어 보게 한다. 오랜 경험을 되집어 볼 때, 공감하는 부분들을 인용해 본다.
True digital transformation is about rethinking your current business model for the 21st century. The process is not just about adding technology to the existing model. Most companies do the latter, because doing the former is extremely difficult.
첨단 기술은 기업의 혁신을 위한 명품 장식품이 아니다. 명품 가방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고귀한 품위까지 살 수 없다. 내부적인 변화를 유도하고 기업의 문화까지 점진적으로 바꾸어가는 지속적인 변화 전략이 필요하다. 매년 실적에 목메고 사는 기업 문화에서 10년을 내다보는 Digital Transformation Strategy를 추진하려면 또 다른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Digital transformation initiatives don't need thousands of people. They need a small team with very little time and very little money.
작고 강한 혁신 팀으로 시작하기에는 명분이 안서는 것일까? 외국계 파트너사와 IT 업체들을 고용하고 멋진 추진 계획을 세워서 폼나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들의 끝이 한 두해 뒤에는 흐지부지되고 경영층 몇 명이 바뀌는 사례가 왜 반복되는 걸까? 혁신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기상 상태에서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찾기 위해서는 갔다 다시오는 것을 반복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고 강한 특공대가 필요하다. 사단급의 군대를 이끌고 장기간 출정나갔다가는 잘 못된 길을 가고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절벽 끝으로 떠밀려 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Large businesses often struggle with setting up these initiatives correctly because it runs contrary to how they structure sustaining innovations.
Trying to boil the ocean, especially within such a large organization, is a prescription for failure.
크고 멋진 프로젝트의 시작은 '대마불사'라기 보다는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크게 시작하고 상위 경영층에서 여러 부문에 걸쳐 이해관계가 엮이다 보니, 잘 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서도 멈출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단급의 군대를 보내기 전에 작고 강한 특공대를 보내서 길을 틔우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
It's important to start small with user acquisition as well. Instead of doing large partnerships with well-established businesses, a new initiative needs to find a value proposition that appeals to small players that are fragmented and bound to grow over time.
혁신의 책임자가 모든 것을 이해하고 이끌어야 한다. 외부 파트너가 알아서 모든 것을 해주길 바라는 것은 맹인에게 자신의 고급 승용차 운전을 맡기는 것과 같다. 시간이 걸리고 어려움이 많더라도 핵심 팀을 구축하고 모든 것을 이해하면서 해당 기업의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외부 파트너는 예산이 바닥나면 결국 다른 고객을 찾아서 떠나기 때문이다.
A lot of credit is owed to the hard-working team members at GE who had the guts to try something new. Unfortunately, except for a few members of executive leadership, very few of them had the power to influence the setup of GE Digital to make it a success story for digital transformation.
혁신 활동을 시작하면 소위 Sponsor라고 불리는 최고 경영층의 역할은 어때야 할까? 실패하는 혁신 활동에서는 역설적으로 '지적 허영심'으로 무장된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혁신 과제의 담당자보다 더 잘 안다고 확신하는 순간 그 프로젝트는 산으로 가기 시작한다. 업무 담당자들이 최고 경영층의 의도와 입맛에 맞게 짜집기된 결과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Sponsor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혁신 담당자들이 다양하고 도전적인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보호막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를 뒤딤돌 삼아 더 크게 전진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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